잠들면 안 돼, 거기 뱀이 있어(Don’t sleep, There are snakes)

잠들면 안 돼, 거기 뱀이 있어 - 6점 다니엘 에버렛 지음, 윤영삼 옮김/꾸리에

아마존 마이시 강 입구에 위치한 파다한 마을에 들어가 생활한 30년의 기록입니다. 무엇을 위해 아내와 아이들까지 데리고 그 오지를 들어갔을까요? 얼듯 떠오르는 짐작대로 종교가 그 이유입니다. 아마존 원주민들을 선교하겠다는 거지요. 하지만 선교를 위해 먼저 그들의 말을 배워야 했고, 아마존에 들어가기 위한 티켓을 얻기 위한 모습을 갖추기 위해 언어를 연구하는 학계에 입문하게 됩니다. 이런 배경에서 그들과 생활하는 동안 종교적인 믿음을 상실하게 된다는 저자의 인생, 파다한 원주민들이 세상을 대하는 모습, 그들의 독특한 언어 체계와 그 함의가 이 책의 주 내용입니다. 읽으면서 여러 번 저자에 동의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화를 내기도 했습니다. 가령, 단지 종교적인 이유로 아이들을 위험에 노출하는 부모들의 모습은 범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파다한 사람들의 자유롭고 유쾌한 삶을 표현하고자 하는 저자의 의도에도 불구하고, 그들 역시 지극히 평범한 갈등과 욕심에 시달리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때문에, 책 전체를 통해 남는 것은 그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아마존 원시림 속의 삶에 대한 비교적 상세한 설명과, 파다한 말의 여러 가지 재미난 특징들을 소개한 것입니다. 제가 읽은 책은 18,000원짜리 페이퍼백인데 서평 올리지 않고 게으름 피우는 동안에 서점에서 사라지고 25,000원짜리 양장본만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