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역사산책 서울편

골목길 역사산책 : 서울편 - 8점
최석호 지음/시루

한국 근대사의 자취가 남아있는 장소들을 중심으로 산책로를 소개합니다. 말이 심하게 많은 가이드처럼 그 주변의 역사를 안내합니다. 이야기가 재미있습니다만, 듣다 보면 산책 중이었다는 것을 가끔 잊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장마다 지도를 곁들인 요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부암동, 정동, 북촌, 서촌, 동촌을 차례대로 방문합니다. 이 중 부암동 산책길은 제 산책길이기도 합니다. 좀 멀리 갈 때는 서촌 산책로까지 이어지기도 합니다. 특히 백사실 계곡은 추사 김정희의 별서 정원이 있던 자리인데, 여름에는 아이들 데리고 배드민턴 치면서 놀다 오던 곳입니다.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된 이후로는 오히려 자주 찾지 않게 되네요. 저자도 이곳에 있던 연못과 정자가 사라진 것을 안타까워하면서, 1935년에 동아일보에 실린 사진을 인용하고 있는데, 아주 최근까지도 있었다는 것을 조사하지는 못한듯합니다. 지역 주민이다 보니 부암동 편은 제가 이 책을 평가하는 시금석 역할을 합니다. 산책로에서 소개하는 곳들은 대체로 널리 알려진 것들입니다. 이곳을 아주 잘 알고 있는 가이드라는 느낌은 나지 않지만, 그곳에 얽힌 이야기들이 보충합니다. 한 번쯤 이 책 들고 걸어보면 재미있을듯합니다.

이런 기획의 책이 처음은 아닙니다. 이 블로그에서도 2010년에 "옛 지도를 들고 서울을 걷다"라는 책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덧붙이자면, 저자, 출판사, 서점들이 밝히지 않는 내용이 있습니다. 2015년에 출판된 골목길 근대사 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의 지은이인 "최석호" 외에도 두 명의 공저자가 같은 출판사에서 펴냈는데, 정동, 서촌, 동촌에 대한 내용이 이 책과 겹칩니다. 자세히 비교해보면, 이 책을 "골목길 역사산책" 이라는 두 권의 책으로 확장한 증보판입니다. 나머지 두 저자가 사라진 것으로 보아, 아마도 "최석호" 씨가 주저자였던 것이 아닐까요? 혹 아니었다 하더라도 증보한 내용(가령 각 장에 상당량의 내용이 추가되었고, 부암동과 북촌은 새로 더해진 장입니다)은 상당합니다. 두 권으로 나눴다고 했는데, 이 책은 "서울편" 외에도 "개항도시편" 이 더 있습니다. "개항도시편" 도 다음에 소개할 기회가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