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드러머 걸

리틀 드러머 걸 - 8점
존 르 카레 지음, 조영학 옮김/알에이치코리아(RHK)

박찬욱 감독의 연출로 만들어지는 동명 드라마의 원작 소설이라, 요즘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 책을 집어든 이유도 다르지 않다. 아이고 더 미루면 안되겠구나. <나이트 매니저> 처럼 일단 드라마를 먼저 보고나면, 책을 읽을 기회는 없어진다. 책장 가득 쌓여있는 다른 책을 미루고 볼 이유가 있을까?

스파이물의 극 사실 주의 작가 <존 르 카레>의 작품은 이 블로그에 5번째 소개된다. 작품 수가 스무편이 넘으니 아직도 많이 남았다. 분량도 넉넉하고, 농도도 높아서 읽고 나면 포만감이 좋다. 작전을 준비하는 1부만 390쪽이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팔레스타인 테러 조직을 잡기 위해 여배우를 포섭하는 내용. "테러리스트 잡는 정의의 사도" 가 등장하는 것은 아닐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대신 나무 등걸의 주름하나, 붙어있는 벌레 하나까지 모두 그려낸다. 그래서 극 사실 주의고, 그래서 추악함의 선명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