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사회학(Gang Leader for a Day)

괴짜사회학 - 10점 수디르 벤카테시 지음, 김영선 옮김/김영사

"괴짜 경제학" 이라는 책을 보면 "마약 판매상은 왜 어머니와 함께 사는 걸까?" 라는 글이 들어있습니다. 벤카테시라는 시카고 대학 사회학 박사과정학생이 학교 근처의 흑인 빈민가에서 갱들과 어울리며 광범위한 자료를 수집하고, 이 자료를 바탕으로 저자 레빗과 함께 경제적인 분석을 제시하는 내용인데, 아주 흥미로운 결론들을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은 경제적인 분석보다도 "갱들과 어울리며" 라는 부분입니다. 벤카테시가 그 때 "갱들과 어울리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괴짜 경제학"에서 짧게 소개된 내용들의 세부 사항들과 배경이 상세히 소개되는데, "괴짜 경제학" 보다도 이 책이 더 멋집니다. 빈곤의 시스템과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을 여러 측면에서 들여다 보실 수 있습니다. 때로 안타깝고, 때로 역겨운 모습들을 만나실 겁니다. 왜 우리는 그 안을 들여다 보기가 그토록 힘들고, 언론 등을 통해 노출되는 모습이 진실과 얼마나 다른지에 관한 통찰을 얻으실지도 모릅니다. 우리 사회의 어떤 곳에서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저자는 연구자들의 윤리 규정을 아슬아슬하게 지키고 있는 듯 합니다. 참으로 배짱이 두둑하고 무모합니다. 안전하게 빠져 나오는 저자의 모습과 여전히 거기 남은 "그들"이 서글프게 대조됩니다. 한가지 지적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괴짜 경제학"에 소개된 내용과 큰 줄기는 같지만 디테일에서는 많은 차이가 납니다. 본인이 직접 쓴 책에서 주장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괴짜 경제학" 의 최근 개정판에서도 여전한 이유는 뭘까요? 관련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