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코퍼필드

디킨스 번역판들을 연대순으로 훑고 있다. <올리버 트위스트> 와 <오래된 골동품 상점> 를 거쳐 이제 막 <데이비드 코퍼필드> 를 마쳤다. 원래 한 권짜리 동서문화사 판을 사뒀는데, 결국 읽은 것은 도서관에서 빌린 비꽃에서 나온 세권짜리다.

디킨스 작품과 코드가 맞는 편이라 재미있게 보기는 했지만, 그래도 좀 지친다. 자전적 소설이라고 알려진만큼, 디킨스 자신의 인생 행보와 묘하게 겹치는 장면이 많다.

지금 생각해보니 두 가지 의문이 남는다. 하나는 작품속에 드러나는 사회가 상당히 계급화되어 있는데, 이 작품만으로는 충분히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 당시 영국의 계급 사회에 대해 딴 책을 한 권 찾아읽어야하겠다. 둘째는, 술에 관한 것이다. 작품 초반에 코퍼필드가 런던 공장에서 일할 때, 모은 돈으로 술집에 가서 맥주를 시키는 장면이 나온다. 이 때의 주인공 나이가 8세(11세인가?). 이런식으로 어린 아이들이 술을 찾아다니는 장면은 쥘 베른의 <십오소년 표류기> 에도 등장한다. 난파선에서 탈출한 후에 다시 돌아가 생필품들을 챙겨오는데, 처음 찾아 다니는 것이 브랜디 상자다. 옛날 유럽이 알콜 중독 상태였다는 말이 빈말은 아닌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