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의 마지막 여름(The Mysteries of Pittsburgh)
작가는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다시 읽은 후에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밝히고 있는 만큼, 두 작품간에 어떤 감정과 느낌들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지나친 흉내내기로 보이지는 않을 만큼 바뀐 시대를 잘
반영하고 있고, 글쓰기도 나름의 색깔을 갖고 있습니다. 저야 미국의 문화를
잘 모르니 얼마나 내밀한 부분들을 잘 표현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나름
설득력은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자전적 성장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한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주인공에게 감정 이입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 나이의 남자에게 "아버지"와 "사랑"은 무척 중요합니다. 다
그렇지는 않더라도 대부분은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남자에게는 자신도 잘
모르는 양성애적인 기호가 있고, 아버지는 갱단입니다. 어머니와 관계된
트라우마가 있어서 그런지 자주 울고 틈만 나면 토합니다. 잘 감정이입이 안
되는 것은 저만의 문제일까요. 그래도 가슴속에 뭔가 부서질 것만 같은
것들을 잔뜩 담고 다니던 시절이 떠오르기는 합니다.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꼭 감정이입이 되어야만 재미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가네에서 다룬 셰이본의 작품은 이 것으로 세 번째입니다만, 이 작품이
데뷔작입니다. 25살 때 석사논문으로 쓴 작품이라고 합니다. 세상은
불공평하다는 명제가 다시 한번 입증되는 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