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트 제로

카운트 제로 - 8점
윌리엄 깁슨 지음, 고호관 옮김/황금가지

안철수씨 덕에 깁슨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뉴로멘서"로 시작되는 "스프롤 삼부작"의 두 번째 작품인 "카운트 제로"도 때마침 출간되어, 꽤 독자들의 반응을 끌어내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불러일으킵니다. 기회를 보고 출간했다기 보다는 운이 좋았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번 기회에 삼부작 번역을 마무리 지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함께 해봅니다. "카운트 제로" 라는 별명을 가진 초보 핫도그(해커), 터너라는 이름의 프리랜서 용병, 화랑을 운영하다 재력가의 의뢰로 작가를 추적하는 마리를 중심으로 세 개의 플롯이 평행하게 진행되다가 점차 한 곳으로 합쳐져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형식을 취합니다. 세 주인공은 지나칠 정도로 형식화되어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깁슨의 작품은 캐릭터를 따로 떨어뜨려서 보면 그리 매력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속한 끔찍하면서도 한편 기다려지는 세상에 넣고 보면 섬뜩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우리의 본성 중 어떤 것들이 미래에도 여전히 유효할 것이고, 어떤 것들이 그저 시대와 기술수준에서 비롯된 적응일 뿐인지를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