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빅(Ub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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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빅 -
필립 K. 딕 지음, 한기찬 옮김/문학수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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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이 선정한 100대 영미소설에 포함된 필립 K. 딕의 작품입니다.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
와 같은 해에 쓰여졌습니다. 아주 많은 작품이 영화화 되었고, 수많은
작가들에게 영향을 줬지만, 개인적으로 필립 K. 딕이 그리 훌륭한 작품을
쓴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안드로이드는..." 도 영화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 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이디어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그다지 매혹적이지 못한 문체를 갖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이 작품 역시 필립 딕의 다른 작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물론 다른 단편이나 중편들과 비교할 때, 장편으로서의 기획이
눈에 띄기는 하지만, 여전히 한가지 인식론적 퍼즐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물론 이 퍼즐이 재미있고, 약간의 추리물적 요소가 들어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캐릭터들의 역할이나 사건의 구성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정리하면 필립 딕의 작품은 B급 장르소설의 재미와 코드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것을 아주 일찌감치 우리에게 보여줬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전설"로 받아들이고 장르의 중심에 놓여있는 "원초적인 어떤 것"들을
느낍니다. 마지막으로, 제목으로 사용된 Ubik 은 Ubiquity 라는 단어에서
나왔습니다. 보통 "편재"라고 번역되는 것이 일반적이지요. 필립 딕을
이야기하다 보니, 최근 "넥서스 원"에 관한 논쟁이 떠오릅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플랫폼중의 하나인 "Nexus One" 이라는 스마트 폰을 출시하자,
필립 딕의 딸이 아버지의 작품을 도용했다고 투덜댄다는 내용입니다. Nexus
라는 이름이 문제인데,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 에 나오는
안드로이드들의 모델명이라고 합니다. 안드로이드가 딕이 만든 조어는
아니고, Nexus 역시 새로 만든 단어라기 보다 종종 쓰이고 있는 단어임을
감안한다면 좀 웃긴 반응입니다. 더군다나 해당 작품을 읽은 저도
"그랬었나?" 하고 있으니, 작품에서 그리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반면에 모토롤라에서 출시한 Droid 는
거의 분명히 "스타워즈"에서 처음 나왔을 겁니다. 당연히 루카스와 협상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관련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