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 전쟁(Drei Streifen gegen Pu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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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화 전쟁 -
바바라 스미트 지음, 김하락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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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 원서의 제목은 "Drei Streifen gegen Puma" 로 대충 번역해 보면 "세
줄 대 푸마" 가 된다. 세 줄 로고를 사용하는 아디다스와 푸마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인데, 한국어 번역에서는 영어 번역서의 제목 "Sneaker Wars"
를 차용하고 살짝 나이키를 집어넣었지만 나이키에 관한 이야기는 그리
자세히 다뤄지지 않습니다.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브랜드도 아닌 아디다스와
푸마의 이야기가 중요한 이유는, 이 두 브랜드가 사실 현대적인 의미의
스포츠 마케팅과 시장을 만들어낸 주체이고 나이키는 후발 주자로서 그
과실들을 더 충실하게 거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재미있는 것은 아디다스의
창업주인 아디 다슬러와 푸마의 창업주인 루디 다슬러가 형제라는
사실입니다. 스포츠용 신발을 창안하고 여기에 미쳐있는 동생 아디와, 영업을
담당하는 형 루디는 한때 다슬러라는 브랜드의 회사를 함께 운영했습니다.
작가는 두 형제의 나치 전력과 불화를 거의 전기 작가 수준으로 파 해칩니다.
결국 두 형제는 파국에 이르게 되고 각기 회사를 창업해서 자식 대 까지
이어지는 싸움을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선수들이 두 회사가 들이미는 돈
맛을 알게 되고, 스포츠 세계는 지금 우리가 아는 모습으로 변해갑니다.
여기에 FIFA 나 IOC 등이 아디다스와의 거래를 통해 엄청난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소위 스포츠 마케팅의 시대가 찾아옵니다. 여기까지
오면 책이 살짝 구린 냄새까지도 맡을 수 있는 르포르타쥬로 바뀝니다.
하지만 두 집안이 싸우는 동안 시장은 나이키의 것이 되고 맙니다. 결국 둘
다 쪼그라들어 이리 저리 팔려 다니는 신세가 되지만 어려운 시기를 넘기고
모질고 똑똑한 새 사장들을 만나 부활합니다. 물론 더 이상 다슬러 집안과는
무관한 회사들입니다. 이 세 번 째 단계는 기업 인수 합병과 구조 조정 및
마케팅에 관련된 스토리들이 현란하게 펼쳐집니다. 책 한 권에서 전기,
르포르타쥬, 비즈니스 특강을 모두 만나실 수 있습니다. 그리 빨려 드는
문체는 아니고 툭툭 끊어집니다만, 일단 작가의 노고가 느껴지지 않는
페이지가 없으며 내용 자체가 흥미진진합니다. 어찌 보면 "닌텐도의 비밀" 과
닮은 부분이 많습니다. 관련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