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친구

영원한 친구 - 8점
존 르 카레 지음, 박현주 옮김/열린책들

내친 김에 르 카레의 작품을 하나 더 소개합니다. 가끔 한 작가의 작품을 몰아 읽을 때가 있습니다. 워낙 좋아해서 전집을 연대순으로 읽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뒤 늦게 발견한 탓입니다. 어떨 때는 두 세 번째 책에서 눈이 번쩍 뜨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르 카레가 이런 경우이고,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에서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영원한 친구" 는 세월이 좀 지나서 9.11 이후의 세계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 세계에는 과거 작품의 무대가 되는 세계에서는 볼 수 없었던 플레이어가 등장합니다. 군산복합체, 용병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조직들인데, 국가의 폭력적인 측면을 기업이라는 형태로 사유화합니다. 사실 국가의 근간을 흔들 수 있을 정도의 위험을 담고 있습니다. 이런 조직은 미국과 같은 강력한 군사 국가와 공생하는 경향이 있지만, 테러 조직 역시 이런 경향에서 자유롭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들은 서로 협력할 수 밖에 없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는 것이 작가의 시각입니다. 냉전시대의 독일에서 피어난 두 남자의 우정과 배신의 이야기를 통한 작가의 고발은 이전의 작품과는 그 느낌이 사뭇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