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한 경제학(More Sex is Safer Sex)

발칙한 경제학 - 8점 스티븐 랜즈버그 지음, 이무열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제가 퍼즐북이라고 부르는 부류의 책입니다. 몇 가지 흥미로운 질문을 던진 후에, 이리 따지고 저리 파 해쳐서, 때로 결론을 내기도 하고, 더 많은 경우에 다른 질문을 내놓는 것으로 끝나는 형식을 취합니다. 이 책은 주로 결론을 내는 쪽입니다. 생각의 도구는 경제학의 기초를 이루는 비용-편익 분석이지요. 다루는 문제들이 흥미롭기도 하고, 그 결론이 통쾌하기도 하지만, 문제를 다루는 방식이 올곧습니다. 저자 자신이 답을 찾은 문제들은 아니고, 주로 다른 경제학자들의 최근 논문들에서 찾아낸 것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어디서 들은 것 같은 내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가령 로잭에 관한 분석은 논문의 저자가 쓴 “슈퍼크런처”라는 책에 더 자세하게 나와있습니다. 표제로 삼은 “에이즈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섹스에 보수적인 비 감염자들이 더 많이 나서야 한다”는 주장은 그다지 놀랍지 않습니다. More 는 개인에 대해 Safer 는 사회 전체에 대해 적용되는 것이니 사실 표현상의 장난일 뿐입니다. 오히려 다른 이슈들을 다루기 전에, 생각의 틀을 잡아두기 위해 사용한 논의에 가깝습니다. 이어지는 이야기들이 더 재미있습니다. 이 책은 철두철미하게 비용-편익을 따집니다. 사회의 정책을 결정하는데 오로지 이러한 분석에만 의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번쯤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입니다. 이런 생각에 불편해하실 분들이 있을 겁니다. 스스로 판단하기에 “사람의 목숨은 어떤 이유에서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이 책을 읽으실 필요 없습니다. 혹 그 생각을 바꿀 용의가 있으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결국 불쾌하실 겁니다. 번역은 별볼일 없고, 살짝 화가 납니다. 참고 문헌에 나온 논문들 중 찾은 것들을 붙여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