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앞의 야만인들
![]() | 문 앞의 야만인들 - ![]() 브라이언 버로.존 헤일러 지음, 이경식 옮김/크림슨 |
서울에서 올림픽이 개최되던 해의 가을에 "RJR 내비스코" 라는 기업을 둘러싼 인수전쟁이 벌어졌습니다. 최종적으로는 KKR 이 250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가격으로 인수에 성공합니다. 이 기록은 거의 10년간 깨지지 않았습니다. KKR 은 요즘은 사모펀드라고 불리는데 2009년에 OB 맥주를 인수한 곳이기도 합니다. RJR 내비스코를 인수할 때나 OB맥주를 인수할 때나 모두 LBO 라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LBO 는 후불제 인수라고 하는 것으로 인수할 대상 기업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돈을 빌려 인수하는 것입니다. 가령 10억 달러 정도의 펀드를 조성한 다음 금융권에서 90억 달러를 꿔서 100억 달러에 기업을 인수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돈을 꾼다는 것은 꼭 은행에서 빌리는 것만 뜻하는 것은 아니고 정크본드 발행과 같은 행위를 포함합니다. 당연히 금융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인수 후 기업은 극단적인 긴축에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일부 사업체는 매각합니다. 이렇게 해서 몇 년간 회사를 잘 유지하고 빚을 다 갚으면 다시 매각하여 막대한 차액을 남기는 것이 KKR 의 사업방식입니다. 두 저자는 당시 "월스트리트 저널"의 기자로 8개월의 무급 휴가를 내고 이 인수 전에 관련된 인물들을 인터뷰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 책을 완성했습니다. 얼마만큼의 세부 사항이 사실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짧은 시간 동안 굉장히 드라마틱한 일들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기업의 장기적인 가치에는 관심이 없이 단지 막대한 돈의 힘만을 가진 무지막지한 야만인들이 문 앞에 와 있다는 경각심을 주려는 것이 저자들의 의도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치우침은 최소로 하고 기자답게 객관적으로 사건을 기술함으로써 오래 읽혀지는 고전이 된 듯합니다. 웬만한 스릴러보다 재미있습니다만 900쪽을 넘는 두께 때문에 들고 다니며 읽기가 너무 힘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