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크롬 OS(Google Chrome OS)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진단

오늘 구글 크롬 OS의 프리뷰가 소스코드 수준까지 공개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노출된 정보들을 종합하여 크롬 OS에 대한 진단을 하고자 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 많이 들어있지만, 애매한 말로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는 식의 의견은 담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오늘 왔다 갔다 하면서 조금씩 쓰다 보니 어투의 일관성도 없네요. 제가 좀 바쁘니 그냥 가겠습니다. 크롬 OS가 탑재된 컴퓨터들은 내년(2010년) 말에나 출시될 예정이다. 지금 갖고 있는 PC나 기타 기계에 설치할 수 있는 버전을 판매하거나 다운로드 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드웨어 제공사들은 구글과의 협의와 인증을 통해 제품을 출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구글이 어떤 요구를 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드러난 것이 없다. 그럼 이 기계들은 어떤 용도일까? 구글이 밝힌 바에 따르면 각 가정의 두 번째 기계 정도로 포지셔닝하는 듯이 보인다. 요즘 유행하는 넷북처럼, 좀 능력은 떨어지지만 평소의 인터넷 사용의 대부분을 흡수할 수도 있는 빠르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계로 자리매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과거 인터넷 TV등에서 기대하던 내용을 다시 시도하겠다는 말처럼 들린다. 그때와 뭐가 다른가? 때가 다르고, 그래서 환경이 다르다. 플레이어가 다르고, 그래서 야심의 크기가 다르다. 그 뿐이다. 나머지 세부를 뒷받침하는 기술이 다른 것은 현 시점을 반영하는 것일 뿐,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던지는 질문도 변하지 않았다. "진짜로 때가 무르익었는가?" 아마 이렇게 물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내년 말쯤에 소프트웨어 설치할 수 없는 기계를 살 생각이 있나요?" 나한테 물으면 "아니요. 절대 그럴 일 없어요." 입니다. 그래서 지금 선택하라고 한다면, 구글 크롬 OS의 실패에 걸겠다.  그러면 실패할 거라고 생각하는 OS에 대해 이러 쿵 저러 쿵 떠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로 그 야심의 크기를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실패라는 것일 뿐, 한정 적인 용도로는 나름 용도가 있을 수 있다. 가령 키오스크와 같은 공공장소의 단말과는 궁합이 잘 맞겠다. 또는 전자책과 잘 결합하면 기획된 초중고 교육시장에서 나름의 성과를 거둘 수도 있겠다. 둘째 그냥 재미있다. 온갖 제약 사항들을 어떻게 처리해낼지 살펴보고 싶은 엔지니어로서의 호기심이 있다. 가령 인쇄기능을 어떻게 처리할지 궁금하고, ARM 과 x86 이라는 두 가지 타깃에서 동작할 수 있는 플러그인의 등장을 기다린다. 셋째 안드로이드(Android)와 모종의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들이 나온 적이 있고, 그 때 귀를 기울였었다. 어떻게든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넷째, 크롬 OS의 성공여부와 관계없이 여기에서 선택되는 기술의 집합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현시점의 클라우드 컴퓨팅에서 사용자 경험측면으로 가장 현실적인 기술 집합으로 부상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크롬 OS가 성공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안드로이드와는 어떤 관계일까? 아마 별 관계 없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일단 목표로 하는 시장이 겹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구성 역시 그다지 공통점이 없다. 둘 다 리눅스를 쓴다는 공통점이 있기는 하지만 안드로이드가 임베디드(Embedded) 환경에 맞추어져 있는 반면, 크롬 OS는 데스크탑(Desktop) 환경에 가깝다. X-Window 와 D-Bus 를 사용하고, 멀티터치보다는 마우스와 키보드를 통한 사용자 경험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면, 최대한 데스크탑 사용자들을 흡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램과 디스크에 대한 시각도 좀 다를 것이고,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화면의 크기도 다르다. 설계목표가 다르니 다른 물건이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사용자가 다운로드하여 설치할 수 있는 크롬 OS가 없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현재 오픈 소스로 공개되어 있는 코드들은 무엇인가? 누구나 이 소스를 다운로드 하여 사용할 수 없다는 뜻인가? 사실은 이렇다. 오픈 소스로 공개되어 있는 Chromium OS 는 구글 크롬 OS(Google Chrome OS)의 오픈소스 버전이다. 이 뜻은 누구든 Chromium OS 를 다운로드 하여 목적에 맞게 사용할 수는 있지만, 구글이 상표권을 오픈 하지 않는 이상 구글 크롬 OS라고 주장할 수는 없을 것이고, 실제로 구글 크롬 OS와 동일하다는 보장도 없다는 뜻이다. 구글이 자신들의 이름을 걸고 출시하는 모든 소프트웨어의 소스를 공개하겠다는 약속을 한 적도 없기 때문에, 일부 소프트웨어는 공개되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Chromium OS를 다운로드하여 거의 비슷한 것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구글의 허락을 받지 않고 완전히 같은 기계를 만들기는 곤란하도록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SDK는 어떻게 될까? 예전에는 "webOS 의 Mojo 와 같은 스타일의 SDK를 제공하지 않겠느냐"하는 추측을 했던 적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별다른 SDK를 제공하지 않는 것이 답일 수 있다. 이미 있는 것들을 사용하라고 아주 공식적으로 말한다는 뜻이다. 즉 "이러이러한 표준(가령 HTML5)이나 크롬 브라우저나 IE 의 구글 크롬 프레임(Google Chrome Frame)에서 잘 동작하는 웹 응용을 만들기만 하면 잘 될 겁니다." 라고 말한다. 이는 단말이 널리 보급되지 않은 상황에서 특화된 응용을 공급할 회사는 얼마 되지 않을 것이고, 개발자 생태계를 구축하기란 더욱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냥 데스크탑 사용자들을 타깃으로 하는 응용들을 끌어안는 것이 답입니다. 관련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