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박물관

순수 박물관8점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민음사

오르한 파묵의 사랑이야기 입니다. 이렇게 표현하면 발끈하시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처절하고 끔찍합니다. 사랑이 왜 끔찍할까요? 한 사람의 삶 전체를 ‘집착’과 ‘광기’와 ‘고통’으로 채워 넣는다면 끔찍하지 않을까요? 소설은 사랑하던 연인의 삶에 등장한 물건들로 꾸민 ‘순수 박물관’의 설립자이자 부유한 사업가를 주인공으로 합니다. 그와 안면이 있기도 한 파묵에게 자신의 사랑이야기를 소설로 만들어줄 것을 부탁합니다. 실제로 파묵이 터키의 상류층에 속한 집안 출신이라서 이 모든 상황이 능청스럽게 사실인 것처럼 보입니다만, 모든 내용은 저자의 창작입니다. 역자 후기를 읽어보시면 더 기가 막힌 내용이 있습니다. 곰곰이 되씹어 보면 ‘순수’라는 단어에는 ‘집착’이 스며있습니다. 모든 수집가들을 설명하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이 책을 쓰는 동안 작가 자신도 비슷한 상태를 유지한 듯, 창조해낸 인물들의 성격 묘사는 도스토예프스키를 다시 만난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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