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리밍 인 코드(Dreaming in Code)

드리밍 인 코드8점
스콧 로젠버그 지음, 황대산 옮김/에이콘출판

한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를 3년간 곁에서 지켜보면서 그들의 희망, 용기, 실패, 좌절들을 한 권의 책에 담았습니다. 저자는 살롱닷컴(Salon.com) 이라는 온라인 잡지의 창업자이자 편집장이었던 스콧 로젠버그라는 친구입니다. 저자는 본격적인 개발자로 분류되기 힘든 친구이지만, 때로 기술적인 이슈들에 대해서도 비 개발자의 언어로 풀어 쓸 뿐만 아니라, 비 개발자들의 시각으로 바라봅니다. 덕분에 책은 개발자가 아닌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개발자들이 볼 때도 여전히 (어쩌면 더) 재미있고 얻을 것이 많습니다. 이미 비슷한 책을 소개해 드린 적이 있지요? 그렇습니다. 트레이시 키더의 “새로운 기계의 영혼(The Soul of a New Machine)” 과 닮은꼴이지요. 키더의 책이 하드웨어 프로젝트인 반면, 이 책은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하지만 아주 큰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두 책 모두 결국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는 했지만,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성공하지 못한 프로젝트를 다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키더 책의 경우는 비즈니스적인 환경과 경영진의 의사 결정에 책임을 지워야 하지만, 이 책이 다루고 있는 프로젝트의 경우는 그 이유가 좀 더 복잡합니다. 그 이유를 찾는 것이 이 책의 한 가지 목적이기도 합니다.

책에서 관찰한 프로젝트는 지금도 진행중인 챈들러(Chandler) 입니다. 좀 거칠게 정리하면 개인의 정보 관리와 협업 솔루션을 표방하고 있는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프로젝트 입니다. 챈들러 프로젝트는 Lotus 1-2-3 전설의 주인공인 미치 케이퍼가 설립한 OSAF 라는 비영리 재단이 2001년 시작했습니다. 저자는 2003년부터 관찰을 시작했는데 OSAF 측은 1년쯤, 저자는 곱하기 2 해서 2년 정도를 예상하고 있었던 듯 합니다. 사실은 저자가 함께한 2005년까지 프로젝트는 1.0 근처에도 가지 못했고, 2008년 8월에서야 1.0을 발표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케이퍼라는 재력가가 뒷받침해 주지 않았더라면 도중에 사라졌을 프로젝트입니다. 저자는 시기별로 팀이 어떤 문제를 가지고 고민했고 어떤 식으로 행동했는지를 상세히 기록합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함인지 책을 쓰는 김에 소프트웨어 개발의 역사에 대해 나름의 정리를 하고 싶었는지 배경이 될만한 역사도 함께 소개합니다. 이 때문에 약간 옆길로 새거나 분량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지만 나름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들어있으니 쓸데없지는 않습니다.

한가지 흥미로운 부분은 전에 레이 커즈와일의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 에 대한 서평에서 제가 주장했던 것과 같은 주장을 케이퍼가 펼치고 있네요. 저 역시 언제든지 판돈을 두 배로 걸 용의가 있습니다. 그 사이 구글이 Singularity University 를 지원한다는 소식에 흠칫하기는 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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