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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라즈니가 직접 완성한 마지막 소설입니다. 할로윈 데이와 보름이 겹친 10월 한달 동안 일어나는 일들을 스너프라는 개의 시각에서 서술하고 있습니다. 헌사를 살펴보면 책의 분위기를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메리 셸리” 는 “프랑켄슈타인”의 저자고, “애드거 앨런 포”는 “울라룸(Ulalume)” 이라는 시를 통해 이 소설의 제목을 제공했으며, 브람 스토거는 “트라큘라”를, “아서 코난 도일”은 “셜록 홈즈”를, 에서 따온 구절이고, “H. P. 러브크래프트” 는 이 소설의 뒤에 숨어있는 모든 것의 조직자고, “로버트 블록” 은 “잭 더 리퍼” 를 선사했지요. 이 외에도 “앨버트 페이스 터훈”은 “명견 래드”의 저자라고 역자 후기가 알려주고 있는데, “레이 브래드버리” 는 역할은 모르겠군요. 브래드버리가 “할로윈” 을 배경으로 하는 판타지 몇 편을 쓰기는 했는데, 읽어보지를 않아서요.
등장인물들의 성격에도 불구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희극입니다.
오래 간만에 SF 한편 소개합니다. 지구를 정탐한 외계인을 추적하라는 임무를 부여 받고, 상처 입은 영혼들이 우주로 떠납니다. 인공지능이 관장하는 우주선에는 흡혈귀 선장의 지휘아래, 보철 물과 신경생물학적 수술로 강화된 전문가들이 타고 있습니다. 작중 화자는 이들의 활동을 지구로 보고하는 일 외에는 달리 임무가 없는 염탐꾼입니다. 동료들로부터 따돌림 당하는 주인공의 인생은 반쪽 뇌를 들어내는 순간부터 철저하게 소외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의 한 축이 언어와 소통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뜻입니다. 외계인과의 첫 만남 역시 같은 문제 아닐까요? 작가는 전직 해양생물학자로 작품에는 생물학자의 흔적이 뚜렷합니다. 특히 신경생물학과 의식의 문제를 파고 듭니다.
작품에는 몇 가지 반짝이는 아이디어들이 들어있습니다. 흡혈귀를 이미 멸종한 인간의 변종으로 설정한 것이나, 흡혈귀의 생리학을 장기간의 우주 비행에 활용한다거나 하는 것들은 장난스럽지만 재미있기는 합니다. 또 이런 아이디어들을 꽤 하드하게 다룹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아쉬움이 느껴집니다. 작은 아이디어들을 너무 부풀린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사실 하드한 작품들에서 이런 경향이 쉽게 발견되기는 합니다.
이 책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다는 소리를 흘린 지도 1년 반이 넘었습니다. 그 동안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제 GAE를 상용 서비스에 사용하기로 결심한 기념으로 집어 들었습니다.
구글 애플리케이션 엔진(GAE)팀에서 직접 쓴 GAE 개발자 지침서 입니다. 파이썬(Python) SDK 와 자바(Java) SDK 를 모두 다루고 있습니다만, 파이썬쪽으로 무게 중심이 살짝 기울어져 있습니다. 개념적인 설명이 중요하고 코드 자체는 간단한 경우에 파이썬만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보이고(저자들은 이 기회에 파이썬을 배워보라고 권하고 있네요), 아직 초판이라 이리 저리 눈에 띄는 오류도 자바쪽에 많습니다. 사실 SDK 자체도 파이썬쪽의 완성도가 약간 높습니다.
이 책이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은 데이터스토어(Datastore) 입니다. 1/3에 해당하는 지면을 사용하여 데이터스토어의 작동 원리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제공합니다. SDK의 관련 문서들을 이미 모두 읽으신 분들도 한번쯤 시간을 들여 살펴볼 가치가 있습니다.
데이터스토어 이외의 부분도 소홀히 다루고 있지는 않습니다. Memcache, Urlfetch, Mail & XMPP, Bulk Loader, Task Queue & Cron, Django 등의 서비스들도 상세하게 설명할 뿐만 아니라, SDK설치부터 관리 영역까지 빠뜨리는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출간된 지 1년이 넘은 책이기 때문에 최근의 GAE에 포함된 내용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책이 분명히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1.3.0 이전의 버전까지만 다루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 GAE SDK의 버전은 1.4.2입니다.) 때문에 Blobstore, Channel, Images, High Replication Datastore, Django 1.2.5 등 여러 서비스들이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Full Text Search가 마무리된 후에 개정판을 내 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현재까지 출간된 Google App Engine 에 관한 책들 중에서 단연 최고입니다. 딱 한 권만 읽으실 생각이시면 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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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 데이터베이스? 괴상한 이름의 정체는 데이터베이스의 특성에 대해 좀 색다른 관점을 제공하는 시스템입니다. 보통 관계형 데이터베이스는 Consistency와 Availability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Consistency 란 누구나 같은 데이터를 얻어야 한다는 뜻이고, Availability 란 언제나 데이터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Availability를 포기하는 대신 Partition Tolerance를 추구하는 Paxos 같은 시스템도 있습니다. Partition Tolerance 는 데이터베이스가 물리적으로 나뉘어져 여러 개체로 존재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CouchDB는 Consistency를 포기하는 대신 Partition Tolerance를 추구합니다. Consistency를 포기한다는 것은 데이터가 어떻게 되든 상관 없다는 뜻이 아니라, 같은 데이터를 여럿이서 갱신하려고 해도 록을 걸거나 트랜잭션처리로 방해하지 않고 그냥 Conflict가 일어나도록 허락한 후에 Resolve하는 방식을 취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사이 사이 Consistency가 망가지게 됩니다. 서브버전과 같은 버전 관리 시스템이 취하는 방식이지요. 이런 선택의 목적은 확장성(Scalability)과 고가용성(High Availability)입니다.
한편 서브버전에서는 변경집합(ChangeSet)이라는 업데이트 단위가 있습니다. 이 단위 전체가 서버에 등록되거나 아니면 하나도 등록되지 못하거나 전부 아니면 전무 식의 원자성을 제공합니다. CouchDB에서는 이런 단위를 문서(Document)라고 부릅니다. JavaScript의 JSON 개체가 문서의 구체적인 형태입니다. 데이터베이스는 JSON 개체의 단순 집합으로 정의됩니다. 각 문서는 JSON 으로 표현되기만 한다면 아무리 복잡해도 상관없습니다. 이 때문에 CouchDB를 문서지향적(Document-oriented) 데이터베이스라고 부릅니다.
이 외에도 오가네의 눈길을 끌만한 몇 가지 재미있는 특징들을 더 갖고 있습니다.
- Query 와 Index 는 MapReduce 방식을 따릅니다. 이 때 필요한 함수는 JavaScript를 사용합니다.
- MapReduce 를 포함하여 거의 모든 특성에 B-Tree 기반의 스토리지 엔진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 API 는 RESTful 합니다. 즉 HTTP 의 GET, PUT, POST, DELETE 등의 메쏘드를 활용하고, URL로 자원을 정의하며, 상태가 없습니다.
- 데이터베이스 자체는 Erlang 으로 구현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Concurrency를 강조하고 있지요.
- 데이터베이스라는 본연의 업무를 벅어나 애플리케이션 서버로서의 특성도 갖추고 있습니다. HTML 템플릿과 같은 프리젠테이션 계층을 갖고 있습니다.
- 데이터베이스 사이의 양방향 동기화를 지원합니다.
- 변경 통보(Change Notification)를 지원합니다.
- 스마트폰에서도 실행될 수 있을 만큼 간단합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인상은 아직 성숙하지 않은 제품이라는 것입니다. 개념 모델과 도구들은 아직 실험적인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느낌을 줍니다. 책도 그다지 잘 쓴 작품으로 보기 힘들고요. 몇 가지 흥미 있는 디자인 패턴들의 조합을 살펴본 것으로 만족해야겠습니다.
소설의 형식을 갖고 있습니다만, 수학사 강의가 목적이고, 그 범위는 탈레스로부터 오일러에 이릅니다. 실재로 읽어보면 희곡을 소설 형식으로 바꿔놓은 듯합니다. 물론 희곡의 내용은 강의 입니다. 아마도 저자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수학 강의를 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교단에 선 피에로 이상의 것이 보이지는 않습니다. 왜 가르치기 위해 우스꽝스러움이 필요한 것일까요?
책에서 다루는 수학사의 에피소드들은 훌륭합니다. 시시한 장치들을 걷어내고 그런 신나는 이야기들을 더 채워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번역과 교정은 많이 짜증스럽게 하는 수준입니다. 다시 내는 책이 왜 이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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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의 실패 – 
로렌스 G. 맥도날드 외 지음, 이현주 옮김/컬처앤스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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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인 금융위기의 신호탄이었던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을 현장에서 지켜본 전 부사장의 회고록입니다. 부사장이라는 직함이 아주 고위층인 듯한 인상을 줍니다만, 임원 회의는 구경도 못할 직급이 높은 직원 수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저자의 주장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자신을 포함한 대부분의 임직원들은 잘못이 없고 회사를 살려보려고 무던히 애썼지만 탐욕스럽고 멍청한 최고 경영진들 때문에 파산에 이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주장이 얼마나 믿을 만한 것인지 확인해볼 방법은 딱히 없습니다. 하지만 사후 분석이라 할지라도 저자의 사태 분석이 틀렸다고 볼 수는 없는데다가, 모든 세부사항을 설명하려는 저자의 경향 때문에, 필자의 부족한 금융지식을 보충 시켜주는데 아주 탁월함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다른 모든 것을 떠나서 재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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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 이야기 – 
데이비드 A. 프라이스 지음, 이경식 옮김/흐름출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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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의 애니매이션 좋아하시는 분들 많지요? 디즈니와의 합병 전의 주인은 스티브 잡스로 이 회사보다 더 유명한 인물이지요. 이 책은 픽사라는 회사의 탄생과정부터 디즈니와의 합병에 이르기까지의 역사 입니다.
초기 컴퓨터 그래픽의 역사는 유타대학교의 에번스 와 서더랜드에서 시작합니다. 이 이름을 달고 있던 회사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나요? 저는 대학교 때 이들의 장비를 살 돈이 없어서 대만산 싸구려 컬러 모니터를 3D 디스플레이로 바꾸느라 연일 눈 비벼가며 고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들의 제자로 ‘애드 캣멀’ 이라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Z-Buffer를 창안한 친구입니다. 이 친구의 꿈은 컴퓨터로 애니매이션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캣멀이 한 자본가의 도움을 받아 뉴욕 공과 대학에 자리를 잡고 이 꿈을 공유할 수 있는 기술자들을 하나 둘 모아 들이기 시작합니다. 이들이 결국 픽사라는 애니매이션 기업의 핵심역량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단지 기술적으로 뛰어난 집단이 ‘존 래스터’라는 디즈니 출신의 애니메이터를 영입하면서 본격적인, 창조 집단으로 변모하게 됩니다. 기술적으로 탁월한 영상을 만드는 것에서, 재미있고 이야기가 들어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것으로 바뀌기 시작했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스티브 잡스’라는 탄탄한 ‘자본력’, ‘협상력’, ‘무관심’이 날개를 달아줍니다.
컴퓨터 엔지니어, 애니메이터는 물론이고 다른 모든 분야의 사람들을 매혹시킬 수 있는 이야기가 들어있습니다. 시시한 경영서들 과는 다른 종류의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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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 – 
로버트 영 펠튼 지음, 윤길순 옮김/교양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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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로부터 돈과 지령을 받는 민간 비밀 요원들, 아이티 대통령의 경호 업무를 맡다가 총부리를 돌려 대통령 납치의 주역이 되는 민간보안 기업, 민간 기업을 통해 아웃소싱하는 이라크 전쟁.
스스로 ‘용병’ 보다는 ‘청부인(Contractor)’으로 불리기 원하는 사람들과, 그들을 고용하여 사업을 벌이고 있는 민간보안 기업들이 있습니다. 이 기업들은 전용의 훈련장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단 규모의 기계화 병력을 동원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항공기와 전차를 상시 동원할 수 있음은 물론입니다. 실제로 이런 기업들과 계약하여 전쟁을 치른 국가들도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습니다.
저자는 직접 현장에 가서 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인터뷰하면서 이 책을 썼습니다. 오늘날 미국과 영국의 기업들이 정부의 비호아래 벌이는 전쟁 산업의 실태를 있는 그대로 밝히고, 그 근원을 추적해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에 의해 어떤 잘못이 저질러지고 있는지 하나씩 들춰 보입니다.
시종일관 충격적이고 흥미진진한 작품입니다. 목숨을 걸고 글을 쓰는 작가입니다.
저자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인구학적 분포를 살펴보면, 베이비 붐 세대(1946~1964), X세대(1965~1976), 넷세대(1977~1997), 다음 세대(1998~현재)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중 인구의 27%를 차지하고 있는 넷세대는 23%를 차지하고 있는 베이비 붐 세대의 자녀들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넷세대입니다. 산만하고, 부끄러움을 모르며, 즐거움만 탐닉하고, 자제력이 부족하고, 이기적이며, 행동하지 않은 채 불만만 많은 응석받이라는 일각의 평가와는 달리 저자는 이들이 역사상 가장 똑똑한 세대이고 세계 변혁의 주체라고 봅니다.
넷세대의 행태에 대한 저자의 분석은 분명 쓸모 있습니다. 최소한 이들을 고객으로 여기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가치 있는 마케팅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이란” 과 같은 푸념이 갖는 한계만큼이나 저자의 치켜세움도 빈약합니다. 책 전체를 통해 증거라고 내어 놓는 것들 이 그리 단단하지 못합니다. 우리와는 뇌 구조가 다르다고요? 글쎄요.
저자는 전에도 “위키노믹스(Wikinomics)”라는 작품에서 비슷한 주장을 펼친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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