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라” 라는 제목을 보면 무슨 생각이 떠오르십니까? 저는 “대부” 라는 영화에서 나오는 침실에 들여놓은 말머리가 떠오릅니다. 온화한 표정으로 점잖게 말하고 있지만 손에는 장전된 권총을 들고 있는 검은 정장의 사나이가 떠오르기도 하지요. 이 책의 저자가 전직 마피아 보스중의 하나라는 광고는 충분히 효과적입니다. 보통 “전직 마피아”는 “죽은 마피아” 라고 하지만 저자는 살아서 멀쩡히 강연하고 글 쓰며 살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가 자신의 경험에서 짜낸 지혜들을 들려줍니다. 마키아벨리와 솔로몬을 대비시키는데 신앙고백을 듣고 있는 느낌이 나네요.
말이 나온 김에 마키아벨리즘에 관해 한마디 합시다. “군주론” 에 등장하는 마키아벨리의 주장은 “군주”에 대한 지침입니다. 군주는 곧 국가이므로 국가간의 정치학에 관한 지침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이 서늘한 지침들을 국가 이외의 곳에서 응용해 보고 싶기는 하겠지만, 한 가지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국가는 최고 권력기관입니다. 국가를 통제할 수 있는 상위 권력체 같은 것은 없습니다. UN? 그 딴 게 지금 무슨 소용이 있나요? 국가가 다른 국가를 상대할 때 신경 쓸 것은 다른 국가들 뿐입니다. 하지만 국가 이외의 다른 모든 것들의 위에는 국가라는 권력이 버티고 있습니다. 때문에 “법”이라는 변수를 “군주론”과는 다른 방법으로 고려해줘야 합니다.
저는 저와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을 가리켜 “문자 중독증 환자” 라고 부릅니다. 무슨 이야기인고 하니 약병에 있는 글자 하나까지 모두 읽어보는 버릇을 가진 사람들 이야기 입니다. 눈에 띄거나 손에 잡히는 것들은 읽어야만 직성이 풀리고, 세상 모든 것들이 궁금한 인간들. 예.. 저 말고도 몇 명 더 알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도 비슷한 부류가 아닐까 짐작합니다. 그런데 이 저자는 좀 더 중증이라서, 온갖 것들을 만드는 방법이 궁금한가 봅니다. 원서에는 “From Automobile to Zippers” 라는 부제가 붙어있습니다. 특별히 서로 관련이 있지도 않은 것들을 백과사전식으로 나열하고 기원과 제조법을 정리했습니다. 각 항복은 알파벳 순으로 나열되어 있고, 원서의 부제는 대략 “A 부터 Z 까지” 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번역본은 가나다 순으로 재배치하기 보다는 원서의 순서를 정확히 따르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번역본의 제목은 좀 억지스러워 보이는군요.
다 좋은데 문제는 무척 따분하다는 것입니다.
 |
유빅 – 
필립 K. 딕 지음, 한기찬 옮김/문학수첩 |
|
“타임”이 선정한 100대 영미소설에 포함된 필립 K. 딕의 작품입니다.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 와 같은 해에 쓰여졌습니다. 아주 많은 작품이 영화화 되었고, 수많은 작가들에게 영향을 줬지만, 개인적으로 필립 K. 딕이 그리 훌륭한 작품을 쓴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안드로이드는…” 도 영화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 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이디어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그다지 매혹적이지 못한 문체를 갖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이 작품 역시 필립 딕의 다른 작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물론 다른 단편이나 중편들과 비교할 때, 장편으로서의 기획이 눈에 띄기는 하지만, 여전히 한가지 인식론적 퍼즐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물론 이 퍼즐이 재미있고, 약간의 추리물적 요소가 들어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캐릭터들의 역할이나 사건의 구성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정리하면 필립 딕의 작품은 B급 장르소설의 재미와 코드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것을 아주 일찌감치 우리에게 보여줬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전설”로 받아들이고 장르의 중심에 놓여있는 “원초적인 어떤 것”들을 느낍니다.
마지막으로, 제목으로 사용된 Ubik 은 Ubiquity 라는 단어에서 나왔습니다. 보통 “편재”라고 번역되는 것이 일반적이지요.
필립 딕을 이야기하다 보니, 최근 “넥서스 원”에 관한 논쟁이 떠오릅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플랫폼중의 하나인 “Nexus One” 이라는 스마트 폰을 출시하자, 필립 딕의 딸이 아버지의 작품을 도용했다고 투덜댄다는 내용입니다. Nexus 라는 이름이 문제인데,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 에 나오는 안드로이드들의 모델명이라고 합니다. 안드로이드가 딕이 만든 조어는 아니고, Nexus 역시 새로 만든 단어라기 보다 종종 쓰이고 있는 단어임을 감안한다면 좀 웃긴 반응입니다. 더군다나 해당 작품을 읽은 저도 “그랬었나?” 하고 있으니, 작품에서 그리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반면에 모토롤라에서 출시한 Droid 는 거의 분명히 “스타워즈”에서 처음 나왔을 겁니다. 당연히 루카스와 협상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관련 포스트:
1975년에 발표된 젤라즈니의 중편입니다. “내 이름은 레기온(My Name is Region)” 이라는 중편집에 수록되어 있는데 작품집은 아직 번역 출간되지 못했고, 이 작품 하나만 이번에 따로 소개됩니다. 탐정물적인 구성을 갖고 있는 아주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모두 수상한 작품이라고 하네요.
우주를 개척하기 위해 내보내졌던 Hangman 이라는 지능형 로봇이 있습니다. 일종의 자율 지능과 원격조종이 결합된 형태의 로봇인데, 4명의 교육자에 의해 훈련 받은 후 우주로 보내졌습니다만, 이상 동작을 일으키고는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 로봇의 우주선이 지구에 착륙한 흔적이 발견되고, 4인의 교육자중 한 명이 살해됩니다. 남은 3인중 한 명은 이 로봇이 자신들을 죽이러 왔음을 직감하고 간접적으로 주인공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됩니다. 자 스토리는 여기까지만……
재미있는 용어가 하나 나옵니다. “텔레팩터(Telefactor)”라는 것인데 요즘 이야기하는 텔레프레즌스(Telepresence)”를 로봇공학에 강하게 결합시킨 형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대략 영화 아바타에 나오는 기술의 메카트로닉 버전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에스프레소 노벨라” 라는 문고본의 0번으로 소개되는 작품입니다. 뭔가 “유혹하는 출판”을 모토로 내 걸고 있는 것 같은데, 성공하시기를 바랍니다. 제발.
 |
드림 마스터 – 
로저 젤라즈니 지음, 김상훈 옮김/행복한책읽기 |
|
1980년에 출간된 젤라즈니의 중단편집입니다. 보시다시피 번역본의 제목이 원제와는 상당히 다릅니다. 사실 “드림 마스터(The Dream Master)” 라는 제목은 1966년에 출간된 장편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장편은 오늘 소개 드리는 작품집에 실려있는 “형성하는 자(He Who Shapes)” 라는 중편을 개작한 것입니다. 이런 제목은 젤라즈니 번역으로 잘 알려진 김상훈이라는 역자의 선택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마 저자의 선택에 반해서 “형성하는 자”를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꼽은 듯합니다. 저는 별로 동의하지 못하겠습니다. 어쨌거나 우리나라에서 젤라즈니 책이 나오면 이 번역자가 직 간접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추측해도 그리 틀린 것은 아닐듯합니다. 작가와 마초적인 코드가 잘 어울리는 번역가 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장편을 선호하는 편입니다만, 젤라즈니의 중단편이 특별하다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을 수가 없군요. 일찍이 소개된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에 실린 “그 얼굴의 문, 그 입의 등잔”을 읽어 보신 분들이 이 책을 그냥 보낼 수 있을까요? 각 작품마다 붙어있는 소개 글은 저자 자신의 특별한 애정을 느끼게 합니다. 수록된 작품들이 쓰여진 시간들 간에는 꽤 큰 간격이 놓여있습니다. 자동차에 대한 집착과 그의 변화를 살필 수 있는 점도 특별합니다.
더크 젠틀리 시리즈의 두 번째 권입니다. 아주 노골적인 판타지 코믹이라고 평해야 할 듯합니다.오딘이나 토르 같은 북유럽의 신들이 등장하는데, 우리의 사념으로부터 신들이 만들어진다는 설정은 게이먼의 “신들의 전쟁”과 아주 유사합니다. 두 작품이 유사점은 딱 거기까지 이고, 그 다음은 영 다른 길을 걸어갑니다. 가끔 낄낄거리며 읽다 보면 이리 튀고 저리 뒤집히는 난장에 피곤해지기도 합니다. 그래도 책을 덮은 후에 지겨워지지 않는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번역은 좀 답답하고 205쪽에는 괴이한 각주가 붙어있기도 합니다.
관련 포스트:
 |
슈퍼 괴짜경제학 – 
스티븐 레빗 지음, 안진환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
|
괴짜경제학(Freakonomics)의 콤비가 돌아왔습니다. 제목은 좀 더 슈퍼(Super)한 이야기들을 들고 왔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그 주장은 상당수준 사실입니다. 우선 좀 더 논쟁적인 주제들을 다루고 있고, 좀 더 긴 호흡의 논증들을 제공합니다. 지구온난화에 관한 이야기로 세상을 시끄럽게 하기도 하고, 읽다 보면 “도대체 어디로 가려고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거지?” 하는 순간들이 자주 나옵니다. 어떤 기준으로 평가해도 멋진 책입니다. 이 리뷰를 더 읽기보다는 당장 책 한 권 사서 읽는 편이 좋습니다. 최근에는 두 저자가 팟캐스트(Podcast)를 시작했으니 아이튠(iTune) 사용자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궁금하시면 하나씩 살펴봅시다.
전작의 갱스터 경제학과 비교되는 “매춘의 경제학”으로 시작합니다. 옆자리에 않은 사람들이 힐끗 거릴 만한 구절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대중교통에서 읽기는 좀 신경 쓰일 겁니다. 역시 “인센티브에 반응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공급자단속은 시장을 파괴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라는 통찰에는 천 번 만 번 공감합니다.
테러리스트들의 은행거래 패턴을 다루는 두 번째 장에서 의료 데이터 분석을 통해 알아낼 수 있는 숨겨진 진실들과 같은 테크닉이 테러리스트들을 추려내는데 사용되는 경우를 보여줍니다. 최근 데이터 마이닝의 한 측면을 드러내는데, 책에서는 주목하지 않지만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승산 없는 게임인지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제가 테러리스트라면 좀 다른 전략을 쓸 것 같습니다. 평범한 시민 한 명을 무작위로 선정한 후 그를 철저히 프로파일링합니다. 이제 테러를 위한 활동을 제외한 모든 것들은 최대한 그를 흉내 냅니다. 과연 찾아낼 수 있을까요?
세 번째 장에서는 이타주의를 다루고 있는데, 아마도 책 전체를 통틀어 가장 학술적인 장인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재미있게 읽은 장입니다. 독재자게임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연구가 있습니다. 인간의 이타성을 가장 단순한 형태로 드러내는 실험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존 리스트의 연구를 인용하여 이 실험들의 결론이 데이터 해석의 오류일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를 지지합니다.
내 번째 장에서는 유아용 카 시트 무용론이 눈에 띄는데 전체적인 주제는 “단순한 해결책의 힘”에 관한 것입니다. 좀 황당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허리케인 길들이기”까지 다룹니다. 이 주제는 다음 장에서 다룰 지구 공학으로 이어집니다. 바다 위의 중요한 지점에 수직대류를 일으키는 기구들을 설치하자는 아이디어인데, 네이선 미어볼드와 그가 이끄는 IV(Intellectual Ventures)라는 회사의 작품입니다. 자 이 회사는 얼마 전에 소개했던 “오픈 비즈니스 모델”에서도 등장했던 그 회사입니다. 주목할 필요가 있는 기업입니다.
마지막 장은 가장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지구온난화에 관한 장입니다. 주로 IV의 지구공학적인 방법과 앨 고어식 방법의 대조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책에서 논하고 있는 기술적인 문제들도 재미있지만 다른 생각도 하나 듭니다. 현재까지 많은 영역에서 정치적인 수단은 기술과 자본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현재 앨 고어가 받고 있는 주목을 감안한다면 그리 틀린 진술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왜 그래야 할까요? 정치가 인간을 다루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일까요? 언젠가 기술과 자본이 정치를 압도하는 날 인류 역사에 또 하나의 변곡점이 등장하지는 않을까요?
관련 포스트:
2부에서 암흑의 탑 원정단에 차출된 에디와 수재나 외에 제이크와 그를 따르는 강아지(?) 한 마리가 합류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긴 후에 황무지 횡단이 시작됩니다. 막판에는 아마도 (후기의 설명을 볼 때) 월터일 것으로 보이는 인물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결국 전편에서 지운 제이크와 월터를 모두 되살린 것이 되는데, 계획된 플롯이라기 보다는 판을 새로 짜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갑자기 수수께끼 풀기로 스토리를 채우는 것은 좀 실망스럽습니다. 특히 번역본을 보는 입장에서는 더욱 그러한데, 대부분이 말장난이라 번역된 내용으로는 도무지 재미를 느끼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리시 이야기”라는 작품에서도 이런 말장난들이 등장하는데, 아마 킹이 이런 게임을 즐기나 봅니다. 또, 동화들에서 끔찍하고 섬뜩한 이미지를 끄집어 내는 재주도 여전합니다. 놀이공원에서 기차를 타고 있는 아이들이 웃고 떠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이라거나, 좀비가 된 헨젤과 그레텔과 같은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는 사람들은 타고 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원래, 같은 저자의 전작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이라는 책을 먼저 보려고 했으나, 어쩌다 보니 이 책부터 손대게 되었습니다. “혁신(Innovation)”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은 둘 다 마찬가지 입니다만, 이 책은 혁신의 개방을 비즈니스모델에 내장시킨다는 측면에서, 보다 구현에 집중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물론 이런 비교는 전작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내리고 있는 것입니다. 저자의 덧붙이는 글에 의하면 전작을 읽지 않았더라도 필요한 만큼의 설명은 들어가 있다고 하는군요.
저자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점차 심화되어 가는 경쟁은 더 광범위한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외부의 혁신을 받아들이고, 내부의 혁신을 외부와 연계하는 전략이 닫힌 조직 내에서의 혁신 전략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이런 개방형 혁신 모델을 비즈니스 모델에 내장시킬 때 발생하는 문제점을 살피고, 특히 지식재산의 역할에 대한 분석과 처방을 제공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점진적으로 개선시키기 위한 프레임워크를 제시합니다. 여기에 덧붙여 지식재산의 거래에 관계된 사례들을 통해 전략을 검토합니다.
어느 정도 규모 있는 연구소를 운영하는 기업의 R&D 전략에 지침이 될 내용임에는 틀림없습니다만, 소기업들은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2009년은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을 발표한지 150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런저런 행사들이 마련된 것으로 아는데, 가장 멋진 선물들 중 하나가 이 책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 동안 도킨스의 저작물들은 진화가 사실인지의 여부를 가리는 증거들을 다루지는 않았습니다. 이는 동력학에서 만유인력의 증거를 다루지 않는 것과 비슷한 것으로, 어느덧 당연하게 여기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 역시 대학 교수로 있는 분에게 대학에서 사용하는 진화론의 표준 텍스트가 무엇인지 물어보았으나, 그런 수업이 있기는 한지도 확실히 모르겠다는 답이 돌아오더군요. 그런데 도킨스가 보기에 진화를 그다지 당연하다고 여기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진화의 증거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책을 쓰기로 했다고 합니다. 증거를 하나씩 다루면서 배경 지식까지 소개하다 보니 꼼꼼히 따져보는 것을 싫어하시는 분들은 좀 지루할 수 있겠습니다만, 중간중간 몇 군데만 참고 보시면 그만한 값을 하는 작품입니다. 진화론의 교과서로 사용되어도 손색이 없을듯합니다.
어릴 적 학교 수업시간에 “진화론” 의 “론(Theory)”은 아직 증거가 불충분한 이론에 사용되고, “만유인력의 법칙” 의 “법칙(Law)”는 확정적인 증거가 있을 때 사용된다고 배운 적이 있습니다. 교과서나 표준 교과과정에 그런 내용이 있었던 것인지, 교사의 개인적인 생각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다지 쓸모 있는 가르침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것은 아주 한참이 지나서입니다. 이 책에서도 이 문제와 관련된 논증을 펼치고 있고, 과학은 무언가를 증명할 수 없다는 철학적 태도의 공허함에 대해서도 칼을 들이대고 있습니다. 이 것이 지식인들 사회에서 논쟁을 촉발시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편 걱정스러운 것은 도킨스가 뒷정리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자신의 저작들을 살펴보고 빈 곳을 채우고, 사후에 취약해 보이는 곳들을 보수한다는 느낌이 드네요. 부디 오래 버텨주기를 바랍니다.
|
|
Recent Comments